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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지 않다보니 남는 시간 새로운 배움을 할 것은 없을까 싶어 여기 저기 찾아본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5분 거리에 이야기 꽃 도서관이 있다. 이름 또한 특이하다. 보통 지명을 따라서 도서관 이름을 짓기 마련인데 이곳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공간은 내가 직업을 그만두고 난 후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직장을 그만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 직업을 다시금 가지고 싶은 마음에 나는 아직 준비를 하고 있다. 나이가 지천명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일하기를 꿈꾸고 나의 가치를 실현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다가 이야기꽃에서 진행하는 '인생소리책 레시피'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긴 시간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참여했다. 그 프로그램 참여 조건은 40대 이상이었다. 첫 모임에 갔을 때 나보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 와계셨다. 여자분들이 다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한 분은 다소 화려하게 생겨셨는데 도서관에서 자주 뵌 분이었다. 이 분은 미장원을 하시다가 몸이 아파 만학도가 되어 대체의학을 공부하시고 미장원 화학약품이 몸에 안좋다는 것을 아시고, 업을 그만두고 지금은 봉사만을 다니고 그림책 활동가로 지내신다고 하셨다. 늘 배움에 목말라하시면서 끓임없는 학구열을 불태우시는 분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분은 자신만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분으로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다는 삶을 살고 계시며, 열렬한 학구열을 불태우시는 분이었다. 자신은 비혼이며, 결혼 안 한것에 대해 후회가 없으시다는 분.. 봉사하며 자신의 삶의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는 분, 목소리가 엄청 크며, 늘 자신감이 넘쳐나시는 분이었다. 백펙을 매고 다니며 호탕한 웃음을 짓는 분이시다.
나머지 한 분은 아주 조용하지만 넉넉한 품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 분은 원해서 결혼을 한 것이 아니며, 다시 그 당시로 돌아간다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 아저씨가 술을 좋아해서 싫으며, 아직도 그렇게 많은 정이 느껴지지 않아 같이 다닐 시 손을 잡고 다니지 않고, 멀직이 떨어져서 다닌다고 하였다. 어릴 적 가난한 시절 엄마가 장사를 갔다 오시고 신발이 다 헤어져있는 것을 보고 성년이 되어 돈을 벌자마자 엄마에게 신발을 5켤레 사드렸다는 분.. 아마도 이 분은 넉넉한 품을 지니고 계신 분 같았다. 나를 포함한 4명 중에서 가장 소녀적 감성과 여성미를 지니고 계시며, 수줍음을 지니고 계신 분이시다.
그리고 우리의 작가님.. 그 분은 나 보다 조금 아래이시거나 아니면 비슷한 연령대 같았다. 씩씩하고 목소리가 참으로 정감이 가는 분이다. 그 분은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으면 책을 사서 모으는 재미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청소년 관련 책을 쓰시는 분이다.
이래 저래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만나보면 그들의 삶은 그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는 것 같다. 희노애락이 같이 존재하는 것이 삶이겠지.. 어느 누구의 인생이라하더라도 똑같은 인생은 없다.
난 결혼을 늦게했으며, 결혼을 하고 싶었으며, 지금 내 옆에 있는 나의 반쪽이 너무나도 고맙다. 외로운 인생길이 되지 않고 동반자가 생겨서.. 그치만 현재 내가 참여하고 있는 이 모임 사람들은 다시는 결혼을 안하고 싶다고 하신다. 그만큼 인생의 무게가 무겁기때문일까..